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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로10기 영수 정숙과의 데이트에서 식당을 잘 못 선택해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모처럼 얻은 1:1 데이트 기회인데 소음이 심하고 더운 환경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나는솔로10기 영수 식당 옮기지 않은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1. 영수의 대처

식당 선택을 잘못한 건 실수에요. 그런데 그 실수에 대처하는 건 능력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덥고 시끄러운 조개집을 선택한 것보다 여성의 불편함을 목격하고서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게 더 치명적이에요.


베타메일로서의 무능함을 들켜버린 겁니다.

 

어쨌든 영수가 젊거나 똑똑하거나 몸 좋은 남출들 사이에서 그나마 밀 수 있는 게 낭만과 배려로 점철된 소프트웨어 하나였는데 조개집에서 이것마저 박살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거에요.

 

베타메일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게 바로 이런 자신감입니다. 어떤 여성에게든 쉽게 말 걸 수 있는 자신감이 아니라,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자신감 말이에요. 이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인간 일반의 문제 상황에 작용하는 거라서 꼭 알파메일의 소산이라고만 할 수 없긴 합니다.

 

스트레스를 마주하면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반응을 보여요.

  1. 직접적인 대처
  2. 방어적인 대처
  3. 상습적인 상처 치유 기제

알파 메일은 어느 경우든 직접적인 대처를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객관적인 조건을 변화시키는 거에요. 조개집 사태를 예로 들면 그 자리를 떠나 다른 식당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정숙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이 움직인 제작진에게 양해를 구해서 적극적으로 문제의 원인 자체를 타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죠. 영수에게 결정적으로 이게 없습니다.

 

 

2. 영수의 회피

이게 없으면 방어적인 대처로 바로 넘어가죠. 객관적 조건은 그대로 놔둔 채 그걸 인식하는 내 생각이나 감정을 변화시키는 겁니다.

 

이런 말 자주 하는 사람들 있죠. 아 뭐 그냥 대충 좀 참고 먹지, 괜히 유별나게 유난 떠네, 나도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지만 상황에 내 자신을 적응시키는 걸로 해결 보려는 겁니다. 이거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에요. 일상적인 경우라면 직접적인 대처보다 훨씬 덜 귀찮고 간편하니까 많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내가 작업치는 여자와 데이트 하는 상황은 좀 더 특별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었어요. 근데 조개집에서 영수의 반응이 딱 이런 방어적인 대처였다는 겁니다. 정숙이 선풍기 매만지는 동안에 계속 먹는 것에 집중하면서 문제를 회피해요.


손풍기를 소지하지 않은 정숙의 문제라며 본질적인 원인으로부터 애써 멀어집니다. 후반부에 이미 대화할 컨디션이 아닌데도 1개월 연애의 문제에 대한 얘길 끝까지 이끌어가려 했던 것도 정숙의 주의를 더위와 시끄러움으로부터 돌리려는 기제일 수 있다고 봤거든요.

 

 

3. 영수의 반발

그리고 대망의 피날레는 산만하다면서 정숙의 문제를 꼬집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이건 문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 위험한 다른 대상에게 표출하는 전위적 행동이고 방어적인 대처의 일종이에요.


상황을 통제할 자신감이 부족해서 방어적인 대처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그래서 상대 이성에게 자신이 100퍼센트 수용되기를 갈구합니다. 상황을 통제 못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도 어려워 하거든요. 따라서 자기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려기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해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남녀 불문하고 자주 내뱉는 말이 이겁니다.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달라고, 데이트 장소에 대한 내 그릇된 선택도 그냥 눈 딱 감고 수용해달라고, 날 봐서 좀 참아줘. 날 봐서 그냥 대충 좀 넘어가줘.

 

많이 잘못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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